루체 님의 글
이 책 저 책 뒤져가기 시작하는 요즘 나는 고전을 읽을 때가 제일 평안하고 내적으로 충족되는 느낌이 든다. 마치 고향에 온 듯한...
대부분의 고전이 그러하듯 순탄치 않았던 상황에서 저자 혼자만의 독기로 남아 있던 내면의 역량이 글을 통해 승화된 느낌이었다.
19세기 당시 러시아 봉건 체제의 붕괴 및 근대적인 자본주의 사회 체제로의 전환 과정 및 러시아 황실의 서구화 정책으로 인한 외래 사상이 수용되는 과정에서 러시아 고유의 문화적 요소들과의 갈등을 일으켰던 지식인들의 정신적인 저항을 글로 표현한 것 같았다.
그 시대적 흐름 안에서 정답을 찾지 못하는 기나긴 정신적인 방황을 거듭하면서도 시대적 흐름에 편양하느니 의식적인 무기력을 선택하는 것이 더 낫다고 주장하는 주인공인 <나>로 대변되는 도스토예프스키!
생전에 도스토예프스키는 불온서적을 읽는 다는 이유로 당시 러시아 황제로부터 사형선고를 받았으나 사형중지명령으로 간신히 목숨은 구했다. 허나 4년간의 수용소 생활 그리고 4년 동안의 병역 의무..이 해괴하고 고통스러웠을 시간들 안에서 아마도 저자는 기나긴 정신적인 사색을 하며 버텨왔으리라 짐작되어진다.
그리고 그러한 생각과 사고를 통하여 얻어진 깨달음 등등과 얽히고 설킨 그 무언가들을 이 책에 한가득 토해내고 있다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었다.
지하로부터의 수기 구성은 1부와 2부로 나뉘어져있다.
1부는 스스로 지하실에서의 삶을 선택하여 외부와의 철저한 차단아래 놓여 있는 주인공 <나>가 내면의 감정을 털어놓고 자신의 사상을 피력한다.
2부는 1부에 비해 가독성이 조금 나은 편이다.